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영화 겟아웃 포스터
    겟아웃

     

     

     

    ‘겟 아웃(Get Out)’은 2017년에 개봉한 영화지만, 2025년 현재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깊은 메시지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단순한 공포영화를 기대하고 본 관객이라면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호러의 외형을 빌려왔지만, 그 속에 미국 사회에 내재된 인종 문제와 백인 진보주의자의 위선을 날카롭게 담아낸다. 특히 사회적 감수성이 예민한 2030 세대에게는 영화 속 메시지가 피부로 와닿는다. 본 글에서는 필자가 실제로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으로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줄거리의 전개, 상징의 해석, 그리고 관객으로서의 개인적인 소감을 중심으로 풀어본다.

    겟 아웃 줄거리와 특징

    겟 아웃의 이야기는 평범한 커플의 시골 방문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크리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진작가이고, 여자친구 로즈는 백인이다. 두 사람은 로즈의 부모님 댁을 방문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익숙한 ‘낯선 장소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이라는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틀을 가져온다. 그러나 곧 이 영화가 단순한 클리셰를 넘어서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등장 인물들은 친절하지만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고, 하녀와 정원사로 일하는 흑인들의 기계적인 미소와 낯선 반응은 섬뜩한 불편함을 자아낸다.

    가장 인상적인 전환점은 크리스가 로즈의 어머니에게 최면을 당하는 장면이다. “찻잔 소리”와 함께 점차 의식을 잃고 ‘썬큰 플레이스’라 불리는 어두운 공간에 빠지는 장면은 시청각적으로도 충격적이었으며, 처음 봤을 때 말 그대로 소름이 끼쳤다. 그는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없고, 의식은 멀찍이서 상황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공포 그 이상으로, 이후 영화 전체의 주제를 함축하는 핵심 장면이다.

    이후 영화는 차근차근, 그러나 뚜렷한 불안감을 조성하며 로즈의 가족이 단순히 괴상한 사람이 아니라, 흑인의 육체를 매개로 자신들의 영생을 꿈꾸는 사이비 집단임을 드러낸다. 그들은 흑인의 신체 능력을 부러워하면서도, 그들을 완전히 지배하려 한다. 이는 흑인 문화를 소비하면서도 흑인을 얕잡아보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크리스가 결국 극적인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은 단순한 생존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관객은 그의 탈출을 바라보며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지만, 그 끝에 남는 씁쓸함은 단순한 결말 이상의 여운을 남긴다.

    인종차별 상징과 메시지

    겟 아웃의 진정한 공포는 유령이나 괴물이 아니라, ‘선의로 포장된 인종차별’이다. 로즈의 가족은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진보적인 태도를 보이며 “오바마를 세 번이나 뽑았을 것이다”라는 말을 하며 크리스를 환영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실체는 더 섬뜩하다. 그들은 흑인의 신체를 탐하고, 백인의 정신을 이식시켜 ‘최적의 인간’을 만들려는 시도를 한다. 이는 흑인을 동등한 인간으로 보지 않고, 그 신체만을 도구로 여기는 식민주의적 시선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썬큰 플레이스(The Sunken Place)’는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상징이다. 크리스가 빠진 그 공간은 말 그대로 의식을 억누르는 억압의 상징이며, 흑인이 사회 속에서 말할 수 없고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지금도 많은 흑인들이 겪고 있는 구조적 억압, 즉 ‘보이지 않는 차별’을 형상화한 장치다. 이런 상징은 겉으로는 평등을 말하면서도 현실 속에서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세력들의 이중성을 비판하는 것이다.

    또한, 로즈가 경찰 앞에서 태연하게 연기를 하는 장면, 흑인 남성이 갑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장면, 백인 손님들이 크리스를 구경하며 "스윙을 잘 할까?" "힘은 얼마나 쓸까?"라고 묻는 장면 등은 모두 인종차별의 세부적인 디테일을 집요하게 그려낸다. 이는 단순히 백인과 흑인의 문제가 아니라, 차별과 편견을 정당화하려는 사회 전반의 구조를 고발하는 것이다.

    2030 세대는 이런 메시지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이 세대는 다양성과 평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대를 중시한다. 따라서 겟 아웃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사회비판 드라마’ 혹은 ‘문화 텍스트’로서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다. 이는 영화가 개봉 이후 수많은 대학 강의와 논문에서 인용되고, 2030 관객들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관객 시선에서 본 영화 평가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인상은 ‘불편함’이었다. 단순히 무서워서가 아니라, 영화가 보여주는 모든 장면이 현실에 너무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크리스처럼 겉으로는 환영받지만, 내면 깊숙이 경계받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영화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가 끝난 후, 필자 스스로도 “나는 과연 얼마나 무의식적인 편견을 가지고 살아왔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영화의 연출력도 대단했다. 조던 필 감독은 코미디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장면 전환, 음악, 카메라 워크, 복선 등 모든 요소를 완벽하게 활용했다. 특히 영화 전체에 깔려 있는 불안한 분위기와 긴장감은 관객으로 하여금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영화 초반에는 등장인물의 대사 하나하나가 자연스럽지만, 영화를 다시 보면 모든 말과 행동이 복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디테일 덕분에 영화를 여러 번 보아도 매번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SNS나 블로그 등 다양한 후기들을 살펴보면, 2030 세대 관객들은 단지 스토리에만 반응한 것이 아니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에 깊이 공감하고 있었다. 어떤 블로거는 “겟 아웃을 본 이후로 사람들을 대하는 내 시선이 달라졌다”라고 말하기도 했고, 또 다른 후기는 “이 영화는 나에게 거울 같은 역할을 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공포를 느끼는 수준을 넘어, 영화가 관객에게 반성의 기회를 주는 ‘체험적 영화’로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겟 아웃을 단지 영화 한 편으로 볼 수 없었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사회적 사건’이며, 우리 사회의 위선과 무지를 드러내는 강력한 도구이다. 2030세대는 앞으로도 이런 유형의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고, 더 나아가 이런 콘텐츠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겟 아웃은 그 출발점이자, 좋은 본보기가 된 셈이다.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인종차별의 상징, 진보를 가장한 위선,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섬세하게 표현한 연출력은 지금의 2030세대에게 큰 울림을 준다.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편견을 되돌아보고, 일상의 시선을 바꿔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단순한 호러 영화라는 선입견을 접고 꼭 한번 직접 관람해 보기를 권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