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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취화선으로 본 장승업의 삶 (예술가정신, 역사, 회화)

by koreajh1008 2025. 3. 29.

영화 취화선 포스터
취화선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작품 ‘취화선’은 조선 말기 천재 화가 장승업의 생애를 그린 예술영화다. 이 영화는 단순한 인물 전기가 아닌, 한 예술가의 고뇌와 자유, 그리고 시대의 변화를 회화적으로 담아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본 글에서는 영화 속 장승업의 삶을 중심으로 그의 예술정신, 역사적 배경, 회화 세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예술가정신으로 본 장승업

‘취화선’은 장승업이 예술에 몰입하는 방식과 그의 고뇌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영화 초반, 술과 방황으로 얼룩진 장승업의 모습은 일반적인 천재 예술가의 클리셰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전개될수록 그의 혼란은 단순한 방황이 아닌, 창작에 대한 갈증과 자유로운 표현 욕구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난다. 장승업은 기존 화단의 틀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새로운 화풍을 탐구하며, ‘그림은 형식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철학을 고수했다. 그는 상업화된 그림에 환멸을 느끼고, 주류 권력층의 요청에도 순응하지 않으려 했으며, 예술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는 신념을 끝까지 지켰다. 이는 현대 CEO나 창작자들에게도 큰 통찰을 준다. 조직의 틀과 시장의 요구에 끊임없이 조응하면서도, 자기만의 철학을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장승업의 삶을 통해 우리는 ‘자유를 추구하는 창조자’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으며, 영화 취화선은 그의 예술가적 본성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역사 속 인물 장승업의 시대적 배경

조선 후기, 장승업이 살았던 시대는 격변기였다. 외세의 압력, 내부의 정치 혼란, 신분제도의 균열 등이 뒤섞인 사회는 예술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통 회화의 역할이 위축되고, 외래 문물이 유입되면서 기존 화풍은 도전받기 시작했다. 장승업은 양반이 아닌 출신 배경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실력으로 화단에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권력층의 비호 아래에서 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떠돌이 생활을 하며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다. 이는 그가 예술을 단순한 생계수단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영화는 이처럼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장승업이 어떤 식으로 예술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당시의 역사적 풍경을 그림에 녹여냈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시대는 예술을 억압하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창작이 탄생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장승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회화적 표현과 영화 속 시각미

‘취화선’은 단순히 장승업의 이야기를 설명하는 영화가 아니다. 실제 회화처럼 느껴지는 장면 구성이 인상적이다. 조명, 색감, 구도의 사용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며, 관객에게 시각적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영화 중반 이후 등장하는 화폭 장면들은, 장승업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동시에 그가 바라본 세상의 질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매 장면이 회화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며, 실제 그의 작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그의 그림은 단순한 풍속화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철학을 담고 있다. 장승업은 전통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구도나 표현 방식에서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으며, 이는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러한 시도는 그가 단순한 ‘화가’가 아닌, 사상가적 예술가였음을 보여준다. 창의적인 직군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시각은 매우 유효하다.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고, 기존의 전통을 이해한 뒤 그 위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힘, 그것이 진정한 혁신이기 때문이다.

‘취화선’은 단순한 인물 영화가 아니라, 장승업이라는 예술가를 통해 시대와 인간, 창작에 대해 이야기하는 깊은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예술가정신, 역사적 맥락, 회화적 표현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더 큰 통찰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예술과 창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CEO나 리더, 창작자라면 반드시 한 번쯤 이 작품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